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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연구실

태권브이의 기지, 지하기지? 아니면 수중기지?!


태권브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장소로 태권브이의 기지가 있습니다.
로봇을 정비하는 공간이자 출동하는 발진장소인 이런 기지는 빼놓을 수 없는 장소이지만
또 어디에 기지를 세울지, 어떤 규모가 될지 자세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죠.
실제로 태권브이의 기지를 우리 나라에 건설한다면
지하기지가 좋을까요, 아님 수중기지가 좋을까요?


당연한 얘기지만, 기지를 설계하려면 먼저 건설부지가 중요합니다.


슈퍼 로봇들의 기지를 보면
보통 돔 형태에, 혹은 특색있는 모양을 하고
무언가 적의 침략을 항상 받는 ^^; 그런 녀석들이 많은데요
당연히 그런 피해를 피하기 위해서는 지상에 있는 기지보다 지하기지가 유리하겠죠.
지하기지는 게다가 내구성도 좋습니다.


지하기지를 건설하려면 대상 지역의 지질, 지하수를 면밀히 조사해야 할 텐데요


태권브이의 본래 기지는 상당히 도시와 가깝게 위치해 있는 것 같아요.
자세히 보시면 뒤 배경으로 서울과 같은 대도시가 보이시죠?
아마 태권브이의 주요 출동지역이 서울이나 수도권인 탓이겠지요.

하지만 태권브이가 발진할 때 상당한 소음과 가스가 발생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니
민가에 너무 가까워도 민원이 빗발칠 수 있겠습니다.


기지 규모는 당연히 태권브이의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설계해야 하는데요,
태권브이의 키가 56m라고 가정할 경우
여유 공간을 감안하면 기지의 길이는 100m 정도, 폭은 50m정도, 지하공간의 높이는 선 자체를 기준으로
최소 60m가 되어야 할겁니다.


8호선 산성역에 가보신 분들이라면 대충 그 깊이를 짐작해 보실 수 있을 거에요.
서울에서 가장 깊은 지하철역으로 꼽히는 산성역은 53.91 라고 하더군요...


태권브이의 무게는 약 1400톤, 그럼 기지가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들지 않으시나요?
발이 두개 있으니
한쪽 발에 700톤의 하중이 전달되겠죠. 발바닥 면적으로 나누면 단위면적당 하중인 작용응력을 알 수 있겠네요.
발바닥 면적을 약 20제곱미터 정도로 가정하면 작용응력은 700톤을 20으로 나눈 35톤/제곱미터 가 되겠습니다.
그럼 일반적인 암반층에 놓일 경우 충분한 지지력을 얻을 수 있는 정도라고 해요.

기지재료로는 내구성이 높은 철근콘크리트가 가장 무난합니다.
파낸 공간 바닥과 벽 부분에 먼저 철근을 조립하고 콘크리트를 붓고... 상상이 가는 장면이죠?

지하에 기지를 건설할 경우 직접적인 충격이 지상보다 크지 않아 두께를 줄일 수도 있다는군요.
여기에서 변수가 될 수 있는 것이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의 존재겠죠.
그런 지질상태와 지진발생 기록을 조사하는 것은 필수일 것입니다.


원작에서처럼 태권브이를 지상에서 추진시키려면
지하에 있는 태권브이를 지상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장치가 필요한데요
권양장비나 유압식 승강바닥판을 사용하면 되겠네요. 하지만 이 경우 지하 깊이가 최고 2배까지 깊어질 수 잇고
그러면 경사를 이용해 케이블로 끌어올리는 방법이나 절반 정도 끌어올린 상태에서 태권브이를 발진시키는
반지하식 추진방식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럼 수중 기지는 어떨까요?


수중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는 남해안에 외나로도 우주센터를 가지고 있죠.
사실 여기 근처에 태권브이가 있어도 상당히 괜찮아 보입니다.
유지보수 시스템도 공유하고 말이에요.

어쨌든, 강이나 바다 밑바닥에 지하구조물을 만든 뒤 물 위까지 구조물을 연결하면 물 위에서도 태권브이의
발진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렇게 수중에 발진구를 설치할 경우 물이 들어오는 것을 어떻게 막느냐가 관건이겠네요.


그럼 이런 태권브이 기지의 환기는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태권브이가 이륙할 때 나오는 가스와 열만 해도 상당할 것 같은데 말이에요.
그 외에도 기지 내에서 세척, 절단, 용접 작업등을 할 때 발생하는 오염물질도 있고...
선풍기처럼 외부 공기를 기지로 불어넣는 급기식과 환기팬같이 오염된 공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배기식을 함께 사용하는
급배기식을 채택하는게 가장 바람직해 보인다는군요.


사실 2003년, 일본 마에다건설에서 '마징가의 지하기지를 지어 달라'는 요청이 있어
판타지영업부 직원들이 열심히 연구하여 실제 기술로 가능하다고 결론내리고 설계까지 마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추정한 공사 비용은 72억엔, 공사 기간은 6년 5개월...
이렇게 태권브이의 지하 기지를 상상해 본 것도 그와 비슷한 일이겠지요.
이 글도 앞선 몇몇 시리즈들과 같이 과학동아의 태권브이 심포지엄 자료집에서 많이 참조했습니다.

사실 이런 상상들을 할 때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경험을 하곤 하게 되네요.
꿈이 현실이 되고, 현실이 꿈이 되고...
실사로 만들어지는 태권브이도 그러한 과정의 일부일 거에요.
하루 빨리 멋진 작품이 우리 앞에 선보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