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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기술 연구실

태권브이가 이단옆차기 하려면?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요?

과학동아에 소개된 태권브이의 기술들을 이야기해보는 시간입니다.
이번엔 56m, 1400톤이나 되는 거대한 태권브이가 어떻게 이단옆차기를 할 수 있을지 해답을 구해보는 이야기에요.


56m나 되는 태권브이가 실제 우리의 눈앞에서 태권도 기술들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정말 엄청납니다. 이단옆차기 뿐만 아니라 다양한 태권도 기술들을 구사하는데, 정말 엄청난 파괴력이 예상되네요.

일단 과학동아에서는 걸음마, 걷는다는 의미부터 물리학적으로 해석하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걷는 행동은, 마치 다리가 진자의 실이 되고 몸이 추가 되는 역진자 운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요렇게 말이죠! 원래 역진자는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쓰러지게 되는데
사람이 걷는 것은 이렇게 진자가 쓰러지다 다른 한 발을 내딛는 동작이 반복되는 것으로 이루어집니다.
역진자 상태가 계속 되풀이 되는 것이죠.

다음은 걷는 속도를 생각해 볼까요? 걷는 속도는 얼마나 빨리 발을 바꾸는가와 보폭에 비례합니다.
즉, 걸음 빈도와 보폭을 곱한 값이 걷는 속도가 되는 것이죠. 이런 보폭과 걸음 빈도는 중력과 키에 따라 결정됩니다.
우리나라의 로봇 '휴보'를 만든 카이스트의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에서 실험한 결과, 인간이 걷는 자연스러운 빈도는
비례상수와 고유진동수의 곱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비례상수는 걷는 속도에 따라 보통2, 빨리걷기6의 사이 값으로 결정된다고 해요.
그럼 고유진동수는? 중력가속도와 땅에서부터 무게중심까지의 거리를 사용해서 구할 수 있습니다.
보폭은 실험을 통해 얻은 수치에 비례상수와 키를 곱한 값으로 나타나지요.

간단하게 170cm의 사람과 태권브이를 이러한 식들을 이용해서 나타내 봤어요.

   키(m)  무게중심 거리 
  (m) 
 진동수(Hz)  걸음빈도
(회/분) 
 보폭 (m)  속도(km/h)
 사람  1.7  1  0.49   104   0.7   4.41 
 태권브이  56  33.6  0.86  18  23.6  25.6

태권브이는 사람보다 약 33배 큰 태권브이는 사람 속도의 6배 정도인 시속 25km~120km정도로 걷거나 달릴 수 있을 겁니다.
여기에서 태권브이가 더 빨리 달리려고 한다면 운동학적, 동역학적 문제 뿐 아니라 매우 큰 공기저항에 직면하겠죠.


태권브이가 그럼 이단옆차기를 하는 데는 얼마나 큰 힘이 필요할까요?


이단옆차기는 몸의 무게중심을 눈 높이 정도로 띄워올리면서 몸을 지면과 수평자세로 만들고, 다리를 쭉 펴며
발로 가격하는 동작입니다.
착지 전에는 또한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한 준비를 마쳐야겠죠.
도약속도와 공중에 머무는 시간을 구하려면 도약 높이를 먼저 결정해야겠죠.
태권브이가 대략 20m정도를 도약한다고 하면 도약속도는 자유낙하운동 공식에 의해 19.8m/sec가 됩니다.
이 속도를 얻기 위해서는 무릎을 완전히 굽혔다가 힘차게 몸을 위로 솟구치게 뻗어야죠.
무게중심이 15m정도까지 낮아졌다 원래 무게중심 높이인 33.6m까지 위로 가속시켜야 합니다.

이떄 도약 속도를 얻기 위한 가속도를 계산해보면 10.54m/sec2 이 됩니다.
이를 필요한 힘으로 환산해보면 도약력은 2886톤(F-m(a+g), (N)=1400000(10.4+9.8)/ 9.8(kg))
즉 원래 무게인 1400톤의 약 2배 힘이 필요하게 됩니다.

체공시간은 몸이 상승하는 시간 2.02초, 몸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낙하시간이 2.8초로 4.82초만에 모든 동작이 완성되어야 하는데요,


2002년에 발사한 우리나라 최초의 액체추진로켓 KSR-III 의 경우 추력이 13톤 이었다고 해요.
태권브이가 이단옆차기를 할 힘이 있으려면 이런 로켓이 222대 이상 있어야겠죠 ^^;;


그럼 돌려차기나 옆차기 같은 다른 발차기를 하려면?
몸을 회전해야 하는 동작들이므로 '회전관성 모멘트'를 알아야 합니다.
회전관성 모멘트란 회전하는 물체가 그 모양이나 질량에 따라 회전하는 속도가 달라지는 것이죠.

태권브이와 사람은 비슷한 무게 분포를 갖고 있으므로 각각 같은 비례의 질량과 회전관성 모멘트를 가집니다.
따라서 자연스러운 동작을 위해 걸음걸이와 마찬가지로, 키의 제곱근에 비례하는 시간인 2~6초
(사람의 경우 0.3초~1초)가 필요하지요.

그럼 태권 동작을 2~6초에 마치려면? 약 1g의 가속도를 내야 합니다.
만약 중력과 같은 방향인 경우 중력만큼의 하중이 추가 되겠죠.
이 정도의 구동력은 적절한 구동기와 구동원만 갖춘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하네요.


어휴, 이번 기술 분석에는 다소 계산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단순 계산 이외에도 사전 동작요소 프로그램이나 실시간 환경대처 자세제어 기술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은 기술적 제한이 많다고 해요.
그래서 로봇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학습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 글은 카이스트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소장인 오준호 교수님의 글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실제 로봇을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한지 단편적으로나마 살펴볼 수 있는 계기였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