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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기술 연구실

태권브이, 로켓주먹을 발사하려면 어떤 기술들이 필요할까요?

이번에도 돌아왔습니다. 태권브이의 과학 시리즈!
이번엔 과학동아의 로보트태권브이 특집기사중,
항공대의 장영근 교수님이 쓰신 태권브이의 로켓주먹 제작과 관련된 보고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해요.


태권브이의 기술중에는 로켓주먹.. 이라고 해야할지, 음... 로켓 손날치기? 로켓 당수?
여하튼 이런 기술이 있습니다. ㅎㅎㅎ
주먹을 발사하는것이 아니라 손날치기 형태의 공격을 몸통에서 분리시켜 날려 보내는 기술이지요.
일단은 편의상 로켓주먹 이라고 호칭하겠습니다.

태권브이 이전의 마징가도 그렇고, 이후에 나온 많은 슈퍼로봇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런 형태의 기술은
그럼 어떻게 가능할까요?


일단 태권브이의 기본 설정이 키 56m, 무게가 1400톤이니.. 주먹의 크기를 대충 높이 5m, 가로와 세로가 각각 4m정도인
직육면체로 가정해 봅시다. 그럼 주먹의 부피는 80세제곱미터이고 1톤가량의 소형차 4대가 들어갈 정도의 부피가 되죠.
여기에서 장교수님은 태권브이 주먹의 무게를 약 4톤 정도로 계산했습니다.
태권브이의 전체 무게에 비해 조금 작은 무게로 가정한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지만
어쨌건 태권브이가 4톤 가량의 로켓주먹을 발사하려면 90만N의 힘이 필요합니다.

이 계산은 두 가지 가정을 전제로 하고 행해진 것인데
일단 태권브이의 주먹은 유선형이 아니기 때문에 음속(초속 340m)을 돌파하는 것이 쉽지 않아
로켓주먹의 최대속도를 초속 300m로 가정한 것,
그리고 적이 너무 가깝거나 멀리 있을 때 발사하면 비효율적이므로 적이 반경 200m 내외에 있을 때 발사한다고 가정한 것입니다.
즉 태권브이가 주먹을 발사해 200m거리에 있는 적을 초속 300m의 속도로 타격한다는 가정 하에서 힘을 구해본 것이죠.
가속도는 속도의 제곱/(2x거리) 이므로 225m/s2 ,

따라서 힘은 4000kgx225m/s2

= 90만 kg·m/s2

이렇게 나온 계산이네요.

90만N...2007년 국내에서 발사된 140톤짜리 로켓 발사체 KSLV-1이 낼 수 있는 힘의 절반 정도라고 해요.
KSLV-1은 100kg짜리 위성을 고도 300~1500km의 저궤도에 쏘아 올릴 로켓 발사체입니다.

그럼 로켓 주먹이 발사될 때 생기는 반발력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로켓주먹을 분리해 아래로 약간 떨어뜨린 직후 바로 연료를 점화해 발사한다면
발사할 때 생기는 반발력으로 태권브이가 뒤로 밀리는 문제는 일어나지 않겠죠.


다음으로,
로켓 주먹을 발사하는데 필요한 90만N이라는 힘은 어떻게 발생시킬 수 있을까요?
태권브이의 로켓주먹은 사실 다른 로봇들하고 조금 다른게
불꽃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뭐랄까 조금 부드러운 기술이라는 느낌인데요
그래서인지 장교수님은 스프링 장치로 주먹을 발사할 수는 없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해 보셨네요.
이런 장치에서는 스프링의 탄성이 가장 중요한데
태권브이의 팔 길이를 약 18m로 보면 스프링의 최대 압축거리는 15m 정도,
그러면 로켓주먹을 날리기위한 스프링의 탄성계수는 힘(90만N)을 압축거리로 나눈 6만N/m이 됩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탄성을 지닌 재료가 현재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뭐 탄소나노튜브같은 신물질을 이용해 스프링을 만들어야겠죠.


그래서 이 태권브이의 로켓주먹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역시 로켓이 가장 적절해 보입니다.
고체로켓의 경우 연료가 다 탈때까지 로켓주먹이 날아다녀야 하고, 추진력 조절도 힘들며 1회용 로켓주먹이 되기 떄문에
밸브를 조절해 필요한 만큼 연료를 태우며 추진력을 조절하고 여러 번 발사도 가능한
액체로켓 방식이 가장 이상적으로 보인다는군요.

또한 태권브이의 로켓주먹은 직선으로만 날아가지 않습니다. 곡선으로도 날아가고 적을 쫓아가죠.
즉, 로켓주먹에 유도제어가 필수적이란 뜻입니다.
현재 미사일의 유도방식을 사용해 볼 수 있겠죠.
열 추적 미사일처럼 적이 내놓는 열을 단순히 따라가는 수동 방식이 있고
미사일 자체에 내장된 레이더 장비가 적을 추적하는 능동 방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태권브이 로켓주먹이 날아가는 방향을 바꿔야 하는데서 문제가 발생하겠죠.
로켓주먹에는 꼬리날개가 없어 방향을 바꿀 수 없으니까요.
이러한 점은 가스를 뿜는 분출구 방향을 직접 조절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F-22같은 전투기에도 적용되는 방법이라고 하네요.

일단 태권브이의 로켓주먹은 목표를 향해 날아가는 것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다시 돌아와서 본체와 합체해야 합니다.
 

그런 이유로 이, 손등에서 미사일을 말사하는 부분에 역추진 엔진을 장착하면 로켓주먹을 팔에 도킹시킬 수 있습니다.
로켓주먹을 후진시키고 주먹이 팔에 결합할 때 속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주먹이 팔과 도킹할 때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속도는 줄이고 중력에 의한 영향도 감안해야겠죠.


실제로 로켓주먹이 팔에 결합하는 것은 우주왕복선이 우주정거장에 도킹하는 과정과 비슷하겠죠.
다만 무중력의 우주공간에서는 방향 조절이 쉽고, 실제 우주왕복선은 44개의 소형 로켓이 앞뒤옆에 붙어 있어
방향을 바꿔 원하는 자세로 도킹할 수 있습니다만
중력을 감안해 로켓주먹을 몸통에 결합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겁니다.

아마 이런 과정에서 윤박사를 비롯한 태권브이의 조력자들의 힘이 필요한 것이겠죠? ㅎㅎㅎ


저 자신이 과학에 그렇게 밝지는 않지만
이런 글들을 정리하고 있노라면 참.. 상상을 구체화 하는 일이란 즐거운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 시절 꿈으로 간직했던 것들이 실제로 일어나는 그런 것.
태권브이의 실사화도 넓게 보자면 그런 것들에 포함될 수 있겠지요.

그럼 다들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